쉽게 말하면
연구진이 100만 명 넘는 실제 인터넷 이용자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챗GPT 같은 AI 챗봇을 쓰기 시작한 사람들도 처음 5개월 동안은 기존처럼 구글 검색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챗봇 사용법에 익숙해진 약 20주 뒤부터는 '어떻게', '왜' 같은 질문형 검색을 챗봇에 직접 물어보면서 전통적인 검색 횟수가 21.7% 줄었습니다. 그 결과 주소를 치고 들어가는 대형 사이트와 달리, 검색을 통해 유입되던 수많은 소규모 웹사이트의 방문자가 41.8% 급감하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LLM 도입 초기 5개월의 잠복기, 이후 시작된 검색 이탈
생성형 AI 챗봇을 도입한 이용자들의 웹 검색 행동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실증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의 니콜라스 파디야(Nicolas Padilla), 안야 람브레히트(Anja Lambrecht)와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H. 타이 람(H. Tai Lam), 브렛 홀렌벡(Brett Hollenbeck) 연구진이 발표한 워킹 페이퍼에 따르면, LLM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용자들은 약 20주 동안 기존 검색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이후 급격히 검색 이용을 줄였습니다.
연구진은 콤스코어(Comscore) 웹 행동 패널을 통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데스크톱 이용자 100만여 명 중 챗GPT, 빙 챗, 바드를 주 1회 이상 3주 연속 사용한 초기 도입자 2,041명의 경로를 추적했습니다. 도입 후 초기 5개월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검색 변화가 없었으나, 20주 차를 기점으로 전통적 검색 엔진 이용량이 이전 대비 21.7%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자가 챗봇의 신뢰도와 답변 능력을 시험하고 학습하는 탐색 기간을 거쳤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질문형 쿼리 급감과 웹 생태계 양극화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 변화는 질문형 검색어에 집중되었습니다. 육하원칙(How, What, Why, Where, When, Which, Who)을 포함한 정보 탐색형 질문은 급감한 반면, 특정 사이트 이름을 직접 입력해 이동하는 내비게이션(Navigational) 쿼리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검색 엔진을 '질문 창구'가 아닌 '주소록' 형태로만 소비하기 시작한 셈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웹 트래픽의 극단적 쏠림을 낳았습니다. 전체 웹 트래픽을 사분위로 나누었을 때 상위 500개 대형 사이트의 트래픽은 유의미한 감소를 겪지 않았으나, 약 450만 개 웹사이트가 몰려 있는 하위 25% 소형 웹사이트로 향하는 페이지 호출량은 41.8% 급감했습니다. 이에 따라 방문자 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서드파티 디스플레이 광고 노출 역시 온라인 쇼핑 고빈도 이용자층을 중심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구글의 대화형 검색 흡수와 제로클릭 심화
구글은 이용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검색 결과 상단에 AI 요약(AI Overviews)을 직접 제공하는 방식을 확대했습니다. 셈러시(Semrush) 산하 데이터스(Datos)의 클릭스트림 분석에 따르면, 단일 키워드 검색 대신 챗봇 프롬프트 형태를 띤 6~9단어 길이의 롱테일 검색어가 가장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아레프스(Ahrefs) 조사에서도 7단어 이상 쿼리의 약 46%에서 AI 요약이 생성된 반면, 1단어 쿼리는 9.5%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AI 요약의 확장은 웹사이트로의 유입이 차단되는 제로클릭 검색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5년 3월 미국 성인 900명의 구글 검색 약 7만 건을 추적한 결과, AI 요약이 노출된 검색에서 기존 블루 링크를 클릭한 비율은 8%에 그쳐 미노출 시(15%)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스파크토로(SparkToro)가 집계한 2026년 1~4월 시밀러웹 데이터에서도 미국 구글 검색의 68%가 외부 사이트 클릭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데이터 크롤링 통제와 규제 압박
외부 유입 감소에 직면한 퍼블리셔와 웹 인프라 기업의 대응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구글에 전략적 시장 지위(SMS)를 부여하며 AI 요약 내 명확한 출처 링크 표기 및 AI 기능 활용 거부권(Opt-out) 보장을 명령했습니다. 또한 클라우드플레어의 크롤러 차단 조치 예고 등 인프라 측면의 압박이 더해지자, 구글은 검색 순위 하락 없이 AI 요약 데이터 수집만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영국에서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이트가 보는 지점
이번 패널 연구는 LLM 도입 초기의 '체감 없는 시기'가 사실은 이용자가 신뢰성과 질문 적합도를 학습하는 20주의 유예 기간이었음을 수치로 입증합니다. 질문형 쿼리가 검색 엔진에서 챗봇으로 넘어가거나 AI 요약으로 즉시 해소되면서, 검색 가시성 측정의 기준은 '단순 링크 노출 순위'에서 '답변 내 출처 인용 및 정밀 요약 여부'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소형 웹사이트 트래픽이 41.8% 급락한 관측은 제로클릭 환경에서 전통적 오가닉 유입만으로는 도달 범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