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늘었지만 '실행 권한 부여'는 위험
검색 엔진 최적화(SEO) 실무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 활용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AI에 사이트 페이지 생성과 배포 권한을 직접 맡기는 방식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색 마케팅 전문 매체 서치엔진랜드(Search Engine Land)에 기고된 분석에 따르면, 키워드닷컴(Keyword.com)이 소규모 팀과 대행사 실무자 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SEO 분야 AI 현황' 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AI를 일상 업무나 핵심 서비스 전달에 사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78%는 클로드(Claude)를 사용한다고 답해 챗GPT(ChatGPT, 57%)를 앞섰다.
기고자인 윌 스콧(Will Scott)은 AI가 의도 기반 키워드 군집화, 경쟁사 콘텐츠 공백 분석, 초안 개요 작성 등 리서치 단계에서는 큰 효율을 내지만, 실제 페이지를 만들고 발행하는 실행 단계에 자율성을 주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 무단 복제해 새 URL 생성… 6개월간 노출 '0건'
기고자가 공유한 실제 사례에 따르면, 클로드에 구글 서치 콘솔(GSC) 데이터를 검토하고 특정 키워드를 공략할 신규 페이지를 제작하도록 지시했을 때 모델은 새로운 콘텐츠를 작성하는 대신 기존 홈페이지 본문을 거의 그대로 복사했다. 타이틀 태그와 H1 제목만 바꾼 채 두 개의 신규 URL(/seo-grader, /content-grader)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검색엔진이 동일한 콘텐츠를 두고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자기 잠식(Cannibalization) 구조를 형성했다. 기고자가 해당 페이지들을 6개월 동안 유지하며 구글 서치 콘솔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전용 페이지들은 검색 노출(Impression)과 클릭 모두 '0건'을 기록했다.
타깃으로 삼았던 'content grader'(노출 487회, 평균 순위 9.2위), 'seo grader'(10.6위), 'ai content grader'(5.3위) 검색어 유입은 모두 신규 페이지가 아닌 기존 홈페이지로 흡수됐다. 동일한 복제 문제는 다른 독립 프로젝트(ScryPrice)에서도 프롬프트나 워크플로 공유 없이 동일하게 재현됐다. AI가 새 답변을 찾지 못할 때 '답을 모른다'고 인정하기보다 기존 페이지를 변형해 그럴듯한 외형을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기술적 색인 장애와 AI 검색 인용 왜곡으로 확산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전통 검색 순위 하락에 그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밝힌 바에 따르면, 빙(Bing)의 AI 모델은 유사한 중복 URL들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은 뒤 의도치 않은 페이지를 대표 출처로 지정할 수 있어 AI 검색 답변에서 엉뚱한 URL이 인용되는 결과를 낳는다.
기술적 크롤링 관점에서도 한계가 관측됐다. 개발자 @rentierdigital의 측정에 따르면, 클로드봇(Claudebot)은 요청의 24%에서 자바스크립트(JS) 번들을 다운로드하지만 이를 직접 렌더링해 실행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작성한 클라이언트 사이드 렌더링 기반 페이지를 AI 크롤러 스스로 읽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애초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수백 개의 페이지를 AI로 만들어내는 데 있다." — 로버트 메이(Robert May) SEO 컨설턴트
리서치는 AI에, 발행과 사이트 구조는 인간이 통제해야
전문가들은 AI 모델의 역할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키워드 의도 분류, 콘텐츠 공백 분석, 첫 번째 개요 초안 작성 등 프론트엔드 리서치는 AI에 맡기되, 실제 URL 생성, 타이틀 태그와 H1 변경, 리다이렉트 및 표준 URL(Canonical) 태그 지정, 내부 링크 구조 변경 등 사이트에 직접 영향을 주는 모든 결정은 사람이 직접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AI가 작성한 신규 페이지는 기존 콘텐츠와의 텍스트 일치도를 비교(diff)하여 한두 문장 이상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RAG 시대 SEO 실무자의 역할, '콘텐츠 작성'에서 '시스템 설계'로 기사에서 다루었듯, AI 도구의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자동 배포하기보다 콘텐츠의 고유성과 아키텍처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엔지니어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 사이트가 보는 지점
AI 에이전트가 만든 '그럴듯한 복제 페이지'는 전통적 키워드 잠식뿐만 아니라, RAG 시스템이 유사 URL을 클러스터링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페이지를 대표 출처로 선택하게 만드는 인용 왜곡을 유발합니다. 앞서 RAG 시대 SEO 실무자의 역할, '콘텐츠 작성'에서 '시스템 설계'로에서 지적했듯 실무자의 본질은 양산 자동화가 아닌 엔티티 간 구조적 고유성을 통제하는 아키텍처 설계에 있습니다. 고유한 문단 단위의 정보 차별화가 검증되지 않은 자동화 페이지는 검색엔진 색인은 물론 AI 엔진의 인용 후보군에서도 완전히 배제될 위험이 큽니다.




